2008년 08월 26일
용비불패
복화술을 비롯 엄청난 내공을 겸비한 최고의 현상금 사냥꾼 "용비" 대륙을 누비던 그가 어느 날,수배중이었던 악당 "사흑련"의 살인마였던 천잔왕 구휘를 체포하게 된다. 그의 부하 일당과 함께 여러번의 공격을 받지만, 오히려 실력을 발휘하게 되는 용비...호북성으로 향하던 도중 물결을 타고 떠 내려오고 있던 동자를 구하게 된다. 호북성으로 데려다 주는 대신으로 받은 목걸이. 그 목걸이가 천강 3대 기보인 "금화경"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목숨이 더욱 위태로워 지는데...젠장. 이 발칙한 만화 같으니.
정말이지 머리털 나고, 만화책 보면서! 그것도 싸나이-_-들의 호쾌하지만 야만적이기까지 한 무공 대련이 전부이다시피 한 무협 만화를 보면서 울어보기는 또 처음이다. 매장마다 죽어나가는 사람 부지기수에, 한심하기 짝이 없는 욕심, 허황되고 허무한 인간사, 그것이 무협만화의 8할이건만 대체 이 작품은 어째서 나로 하여금 주책맞게 눈물질 하게 만드느냔 말이다.
아놔, 쪽팔려서 살 수가 없다, 증말. OTL
참 신기한 것은, 내게 이 작품을 추천해 준 이가 아무도 없었다는 점이다. 순전히 우연한 기회로 접하게 된 작품이 바로 이 '용비불패'다. 그 우연한 기회가 어떤 식이었던고 하니!
단지 무협만화 작품으로는 꽤나 유명해서 나조차 알고 있는 '열혈강호'를 보다가, 40권이 넘어가는데도 도무지 완결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혼자 짜증을 퍽퍽 내다가, 홧김에 완결이 난 작품을 찾다보니 눈에 띄길래 대충 들여다보다가, 그 길로 완결까지 다 보게 된 케이스랄까? -_-; 마지막 권의 마지막 장의 일기를 빙자한 작가후기를 보면서 혼자 내심 기겁을 했다. 스물 세권이라는 어마어마한 분량을 한자리에서 독파를 해버렸으니, 거기다 매 페이지마다 숨넘어가게 만드는 코믹 요소들이 넘쳐나는 이 개그만화를 보면서 눈물 콧물 죄다 질질 짜댔으니 기가 막힐 밖에.
글쎄, 구태여 이렇다 할 감상을 하고 싶은 건 아니다. 왜 슬펐는지, 왜 눈물 지었는지를 구구절절 설명하고 싶은 마음도 별로 없다.
그냥, 재미있었다. 결코 짧지 않은 분량의 내용을 유기적으로 잘 연결시킨 스토리가 좋았고 공들인 흔적이 곳곳에서 보이는 그림체가 마음에 들었으며 깔끔한 마무리도 만족스럽다.
정형화된 듯하면서도 개성적인 캐릭터들 역시 인상 깊다. 비록 전혀 진지하지 못한 성격이지만 그 누구보다 강하고 그 누구보다 처절하고 서글픈 과거, 상처, 그리고 한(恨)을 가진 이중적 캐릭터라니, 왠지 매치가 잘 되지 않는다. 근데 그래서 어울린다, 너무나도.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 없을 만치의 가벼운 개그 속에서도 확고하게 자리잡아 가슴을 후벼대는 슬픔은 그야말로 압권이라고 해도 과찬은 아닐 터.
가장 뇌리에 박혀온 대사는 아무래도...
"그래도 너희는... 인간임을 증명하기 위해 싸웠지만...우린 그 인간이라는 것이 되기 위해 싸웠다."
이 부분이 아닐까. 왠지모를 울컥함 때문에라도 한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만 같다.
한국 무협만화계에서 이만한 작품 찾기 힘들다, 는 평가가 어디서부터 기인했는지 또한 어렴풋하게나마 알 듯도 하다.
매번 책방을 들락거리며 스물 세권의 책을 나르는 것도 귀찮은 고행. 이 기회에 깔끔하게 한 질 장만해 볼까 하는 생각이 솔솔 들고 있는 즈음이다. 김혜린님의 '비천무' 이후 소장하고 싶어 안달난 만화 작품은 '용비불패'가 유일하다. 무협에 빠져 허우적대기에는 이미 노년기(헉!)에 접어들고 있지만 그래도 가끔씩이라면 나쁘지 않을 테니까.
쵝오!
# by | 2008/08/26 05:28 | Cartoon | 트랙백 | 덧글(2)
(周杰倫 , 桂綸鎂)
(Thomas Cruise, Meryl Streep, Robert Redford)

